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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팟캐스트를 병행 중입니다. <디로긴의 키워드>라는 이름을 팟빵에서 검색하시면 따끈한 세상 소식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매주 화, 목마다 업데이트 할 예정이며 "이정도만 알면 충분하다" 싶은 시사를 쉽게 다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눈이 피로하시거나 글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은 팟캐스트를 애용해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알아내려면 다 알 수 있다알아내려면 다 알 수 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103명으로 늘어나 6일만에 백의 자리를 돌파했습니다. 이중에는 64명이 서울특별시, 23명이 경기도, 7명이 인천광역시, 5명이 충청북도, 2명이 부산광역시, 제주도와 전라북도에서 각각 1명으로 합산되고 있는데요. 아직 대부분 신원 확인도 되지 않고 있고 방역 당국의 협조에 따르지 않아 어려움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서울시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는데요. 그건 뭐였을까요?






이통사는 모든 걸 알고계신대이통사는 모든 걸 알고계신대






바로 이동통신사 3사에 이태원 클럽 주변의 통신 기록을 제출하도록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이통사는 2주간 클럽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정보를 복지부와 서울시에 제출했는데요. 명단에는 "해당기간 내 확진자들의 주요 동선이 포함된 기지국을 이용한 사람 중 30분 이상 체류한 사람"이 다 올라왔습니다. 문제는 클럽방문과 거리가 있는 인근 가게나 도로를 이용한 사람들의 기록까지 제출된 자료엔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건데요. 거기엔 이름, 전화번호, 집 주소 등이 다 나와 있어 사생활침해 논란이 있습니다. 예전에도 이통사들은 구로구 콜센터나 동대문구 PC방, 서래마을 와인바 집단감염 때 주변 기지국 접속자 정보를 제공한 바 있긴 한데요. 이렇게 긴 기간의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제공해 추적한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네티즌들은 이번 일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주로 "개인정보네 사생활 침해네 하지 말고 아무 말 없이 협조하자. 찔리는 거 없으면 이해할 수 있잖아?" 하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엔 '오죽 협조를 안 하면 이렇게까지 할까?' 싶어 이번 일이 크게 이상하다 생각하진 않았는데요.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방법을 쓰기 전 꼼꼼한 플랜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저희 어머니처럼 "셋 셀 동안 사실대로 말하면 용서해준다"는 작전 같은거요.




저 작전은 아마 모든 엄마들이 쓸거다저 작전은 아마 모든 엄마들이 쓸거다

 




확진자 중 "겁 먹은 성소수자"의 감정을 한 번 이입해봤는데요. 정체성이 들키는 것도 싫을 거 같고 내가 출입한 업소(?)의 정보도 더 공개되면 사회적으로 매장 당할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이들의 입장을 조금 더 생각해서 자발적으로 나오게끔 먼저 유도해보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뭐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우고 온 나라 곳곳에 알리는 거죠. 첫째, 이제라도 협조하면 민감한 동선을 비공개 해주고 처벌하지 않겠다. 둘째, 하지만 24시간 내로 연락을 주지 않을 시 이태원 기지국을 이용해 당시 근처에 있던 사람 모두를 찾아낼 것이고 적발시 불이익을 주겠다. 우린 이런 방법 외에도 당신들을 찾아낼 방법이 많다! .. 뭐 이런 이야기들이 선행되었으면 어땠을까요? 물론 다수의 건강이 중요하긴 하지만 소수의 의견과 사생활이 최대한 침해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도 (가능했을 텐데)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게 저의 의견입니다. 아무튼 당국이 이왕 칼을(?) 뽑게 되었으니 확진자를 빠르게 찾아 검사시켜 얼른 안심하고 밖에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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